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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째라 부부의 인생2막 이야기-집 팔고 아들도 버리고 떠난 세계 배낭여행기
여행 | 2010/04/29 16:37

배~째라!! 부부의 인생2막 이야기

-집 팔고 아들도 버리고 떠난 세계배낭여행기-

들어가면서...

여행(travel)이란 단어 어원인 라틴어 트레팔리움(trepalium)은 ‘고문수단’이란 뜻이다. 여행을 통하여 추억과 낭만을 만들고 삶의 의지를 지켜가는 여행자들에게는 꽤나 충격적이다. 사람들의 상태가 가장 안 좋은 시점이라고 하니 바로 우릴 두고 하는 소리인 것 같기도 하다. 집도 팔고, 집안 세간도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다 나누어 주고 금쪽같은 아들도 팽개치고(군입대) 떠난다니 제 정신인가? 혹자는 거침없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반면, 혹자는 이기적인 부모, 아무 생각 없는 철부지 엄마 아빠라고 비난한다.

어쨌든 박수와 비난 속에서 우리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우리네 인생 아차 한번 돌아가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니 그저 떠나기로 했다.

1. 첫째날 여정(2010년 4월 27일 화요일, 인천공항에서 태국의 방콕, 촌부리까지)

지난밤(4월 26일)의 해프닝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절도 사건과는 좀 다른 것 같았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우리의 여행 가방을 자기 것이라 우기면서 일은 시작되었다.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이 사건의 빌미는 ‘닥터세닥’ 칫솔이 되어주었다. 잇몸이 부실한 내가 즐겨 사용하는 이 칫솔은 모가 부드럽고 섬세해서 잇몸 질환이 있는 나에게서 극진한 대우를 받고 있다. 남편의 칫솔을 챙겨놓지 못한 죄로 내 것을 빌려주어야 해서 내가 먼저 양치하고 치약을 발라 얌전하게 여행가방위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이 칫솔로부터 강력한 메시지를 받아서 여행 가방에 손을 댔다는 황당무계한 이 여자의 변명은 그녀의 엉덩이를 보는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나 붉은색 몽고반점마냥 바지에 생리혈을 아무렇지 않게 장식하고 다니는 그녀를, 울산에서부터 돈 한푼 없이 인천공항까지 온 그녀를, 통장의 잔고가 1000원 밖에 남아있지 않은 채 취리히, 파리 등 해외여행도 자주 다녀온다는 그녀를 메마른 감성의 우리가 어떻게 이해를 해야하나? 면도칼로 밀다만 히틀러의 눈썹이 오르내릴 때마다 작렬하는 그녀의 감수성은 작가로서 소설 속 주인공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저 인천공항에서는 닥터세닥 칫솔을 쓰지 마세요, 어디선가 그녀가 짠!! 하고 나타나요!! 약 13시간 먼저 도착한 공항에서 일어난 이 해프닝이 우리의 여행길에 대한 액맥이가 되어주기를 마음속으로 빌면서 세계여행 이브의 밤은 저물어갔다.

아! 드디어 출발이다. 약5시간이 걸려 도착한 방콕은 섭씨 36도로 거의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가방의 짐을 줄이려고 겹쳐 입은 옷으로 이미 사우나는 시작되었고 냉방시설이 잘 된 공항이지만 벌써 흥건하게 내 등줄기는 젖어 있었다. 처음 만나는 에스페란티스토 마르코를 만나야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진으로 본 마르코 인상은 지성미와 온화함이 그림처럼 멋진 백인 노인이었다. 에스페란토의 상징인 초록색으로 단장한 우리의 모습만으로도 대번에 알아본 마르코는 반가운 듯 수줍은 듯 엷은 미소로서 환영하였다.

살루톤!(안녕하세요의 에스페란토) 만나서 반가워요, 그리 유창하지 않은 마르코의 에스페란토 실력이 한편으론 나를 안심시켰다. 나도 에스페란토 공부 손 놓은지 거의 7-8년 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마르코는 독학으로 9개월 전부터 에스페란토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은 서투른 에스페란토 회화지만 듣는 것에는 별 무리는 없어 보였으며 차 속에 사전을 비치해놓고서 모르는 단어를 묻고 찾고 익히면서 즐겁게 대화하려고 하였다. ‘미 네 콤프레나스!(이해가 잘 안되네요)’ 결코 그냥 흘려듣지 않으면서 이해하고자 애쓰는 그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나이에 상관없이 여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보이는 마르코는 호주사람으로서 태국에서 35년째 살고 있다. 약 6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마르코는 중국계 태국 출신의 부인 니다와의 사이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1시간 넘게 걸려서 도착한 촌부리(Chun Buri)의 마르코의 집은 목조 2층 건물로서 사방이 열대 과일과 아름다운 꽃들과 초록의 잎사귀로 에워싸고 있었다. 스안(마르코 집에서 머물면서 일도 도와주고 있는 30대 초반의 여자)의 순박한 미소와 짝퉁 달마시안 개 deen의 열렬한 환대가 우리의 긴장과 피로를 한꺼번에 날려주었다.

                                                                                     < 마르코와 니다가 사는 집 >
영국의 심리분석가 Adam Philips는 ‘걱정하는 사람은 걱정을 통해 삶을 단순화시키려 한다’고 주장한다. 걱정도 팔자인양 미리 염려하는 나도 여행지에서 만큼은 단순한 생각으로 사람도 사물도 보려고 한다. 근데 이것이 그리 간단치만은 아닌 것 같다. 복잡한 세상살이를 단순하게 보도록 해야겠다. 오늘은 비교적 호사스런 여행의 첫째 날이라 할 수 있다.

2. 둘째날 여정(2010년 4월 28일 수요일, 태국의 Asian University에서)

어제 저녁까지만 하여도 모든 것은 단순 명료하게 생각하고 보리라 다짐을 했건만 어느새 복잡이란 놈이 정신을 산란케 한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락가락하는 내 안의 다른 나를 끄집어 내어서 그들로부터 진솔한 소리를 찾아내려 한다. 도대체 하루에 몇 번이나 변덕이 팥죽처럼 끓을지 지켜 볼 일이다. 이렇게 등장하는 그들의 소리만 귀담아 듣고 글로 써내려간다면 여행 중에 느끼게 되는 불평과 불만과 희망과 다짐을 각기 다른 입장과 안목에서 이해하게 되리라. 그러면 훨씬 스트레스도 즐길 줄 아는 여행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고 싶은 말 다하고 다니니깐.

매일 매일 등장인물이 달라지리라, 그날의 기분과 의지와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의 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팥죽도 끓어야 제 맛이 나고 변죽도 끓어야 흥을 돋우는 법.



둘째날 등장인물--주인공 50대 로자, 착한천사, 나쁜천사, 게으른천사, 귀차니즘교주, 20대 피 끓는 로자 (1004는 나의 메일 네임)

20대로자---단 하루만이라도 간섭도 시선도 없는 곳이 정말 필요해! 그래서 여행을 해야 해, 상상과 호기심이 고갈된 삶이란 절여진 배추마냥 생기가 없는 삶과 뭐가 달라?

50대로자---그래 니 잘났다~내 나이 되봐! 이 몸도 대문 밖 한 발자국만 나가도 껑충 껑충 흥분했던 시절이 있었어. 차타고 돌고 비행기 타고 오르내려도 온 삭신이 쑤시고 허리가 묵직하고 여기저기 고장 났다고 아우성 쳐봐라 여행이고 뭐고 다 싫다.

착한1004---맞아요, 그러나 이런 기회가 두 번 다시 오겠어요? 힘들더라도 이겨내요.

나쁜1004---뭘! 그 나이면 이제 호기심이니 도전이란 단어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다녀야지. 아파트 평수 늘릴 생각, 남편 바람 단속하면서 주름살 피고 보톡스 집어넣으면서 우아하게 사모님처럼 살아야지, 무슨 얼어 죽을 배낭여행이야? 관광도 아니고,

50대로자---마르코의 대학(태국의 Asian University)에서 영어와 에스페란토로 한국의 전통예술과 에스페란토 역사를 소개하기로 했어. 근데 그 학교는 모두가 영어로 수업을 받는다고 하던데 어쩌지 요즘 바빠서 영어공부 소홀히 했는데...망신이나 당하는 것은 아닐까? 글고 아리랑도 소개하기로 했는데... 에이, 내가 누구야 배! 째라 아니야? 그냥 해보는 거야. Good morning... 쏼라 쏼라....손짓 발짓...

와우! 내가 조금은 해낸거야? 11명(백인1명 포함)의 태국청년들과 아리랑을 한국어와 에스페란토로 부르고, 태국의 전통춤도 함께 추었다. 서투른 영어지만 색다른 방문자의 즉석 공연과 미니수업은 마르코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해주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엉겁결에 이루어진 것이다. 빈약한 영어대화 기술에 미안하지만...

문제는 점심 식사 후 외국인(네덜란드인, 영국인 2명, 아일랜드인1명 모두 총 4명의 교수) 교수 앞에서 해야 할 일이 대략 난감, 번데기 앞에서 주름도 어지간해야지, 세상에나...에이, 몰라 몰라, 지들이 아리랑을, 에스페란토를 알겠어? 그냥 자신만만 철판 깔고 다시 쏼라 쏼라... 오히려 영국인 교수는 나의 공연 판플렛에 싸인까지 해달라고 요청한다. 못이기는 척, 멋들이지게 일필휘지 날렸다---Roza. K

게으른1004---됐어, 그만하면 됐어! 간밤에 피곤에 쩔어 영어 한자도 들여다 보지 않고도 그만큼 쏼라쏼라 했으면 됐지 뭘, 처음부터 너무 잘하면 영어권 애들이 존심 상하 잖아, 몸 생각해서 살살 영어공부하고 게으름을 벗삼아 쉬엄 쉬엄 놀아.

귀차니즘교주---섭씨 36-37도 폭염에서 웬 수업? 공부? 만사 다 귀찮다. 에어컨 팡팡 나오는 곳에 짱 박히고 누워 잠이나 자고 인터넷 바다에서 헤엄이나 칠 일이지, 더위에 공부하면 얼 빠지고 흰 머리만 늘어간다~

50대로자---아니야, 이기고 극복해야해, 여행 출발전날 까지 철딱서니 맏아들 맏며느리에게 많은 불만과 호통을 쳤던 시아버님을 생각해서라도 끝까지 참고 견뎌내야해. 여기저기서 박수와 격려와 여행경비를 주신 그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이겨내야 하고 성취해야해. 나의 목표와 꿈을!

같은 날 쓴 KaraAn의 여행 블로그 보기 http://blog.naver.com/solidareco/1001044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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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작가 방미영 2011/02/07 20:36 L R X
아하~~~~~~ 고 박사님~~~이제 행적을 쫒게 되어 휴~~~ 숨차게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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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에서 YG 패밀리까지[퍼옴 참세상]
대중문화 | 2010/04/04 15:29

아이돌 팝과 연예제작사 : 빅4의 생존방식

한국의 아이돌 팝 연예제작 시스템은 SM엔터테인먼트의 등장으로 시작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1990년대 중반 “HOT”라는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킨 SM엔터테인먼트는 기존 음악 분야의 연예기획사와는 다른 시스템을 보여주었다. 1990년대 이전에 가수들은 주로 음반사 소속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고,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가수들은 한 명의 매니저가 관리하는 영세한 운영방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연예기획사 사장은 대게 다른 가수의 로드매니저를 하다 독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으로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국내 연예기획사들도 체계화 전문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는데, SM 엔터테인먼트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기획형-기업형’ 연예기획사 체제를 만들었다. SM엔터테인먼트가 기존의 연예기획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돌’ 이라는 특정한 대상을 선정하고 자신들의 매니지먼트 체계 안에서 훈련을 시켜 데뷔시키는 일종의 ‘인 하우스 팜 시스템’(In-House Farm System)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인기를 목도하면서 10대 팬들의 소비능력을 간파하고, 이들에게 가장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아이돌 스타들을 직접 육성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는 1990년대 일본의 J-pop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던 아이돌 그룹들에 대한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이를 국내에 적용했다. 그렇게 해서 처음 가요계에 데뷔한 그룹이 바로 “HOT"이다.

아이돌 팝은 1980년대 미국 음악시장이 불황을 겪었을 때, 이를 타계하고자 기존에 음악 소비자층이 아니었던 10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또래 스타들을 오디션을 통해서 발굴하여 철저하게 기획 관리하는 전략 하에서 형성된 것이다. 미국의 팝시장은 10대 소비층을 위한 “뉴키즈 온 더 블록”이란 아이돌 그룹을 만들었고, 일본은 미국 보다 오래 전부터 10대 음악 팬들을 겨냥한 아이돌 그룹들을 만들어 냈다. 미국과 일본의 아이돌 그룹들은 기획사의 철저한 계획과 관리 하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기획형 스타들인데, SM 엔터테인먼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러한 아이돌 연예제작을 성공시켰다. 하나의 그룹이 데뷔하면 이들을 지원하는 스텦들은 로드 매니저에서 의상, 헤어, 메이크 업 코디네이터, 경호원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팀을 만들어서 운영된다.

아이돌 연예제작의 원조: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연예제작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개오디션과 연습생 훈련 체계를 통해서 양질의 10대 예비 스타들을 경쟁시킨다는 데 있다. 오디션을 통해서 통과된 연습생들은 처음부터 해당 그룹들의 멤버로 정해지지 않은 채 연습생 신분으로 계약을 해야 한다. 이들은 연습하는 과정부터 서로 경쟁하고 적절한 파트너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SM 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HOT"나 “신화”, “동방신기” 모두 처음부터 팀을 확정하고 준비한 경우는 없다. 이들은 연습생 시절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실력을 검증받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유사한 스타일을 갖고 있는 연습생들과 팀을 이루어 데뷔 준비를 한다. 말하자면 기획단계에서 데뷔까지 철저하게 기획사의 인 하우스 체제에 의해서 관리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연습생 제작 체제는 지금은 보편적인 조건이 되었지만, 1990년대 중반까지는 낮선 방식이었다. 이러한 경쟁적인 연습생 시스템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미 검증된 팀을 데뷔전부터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는 반면에 데뷔 할 때까지 소요되는 제작기간이 갈수록 길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SM엔터테인먼트의 입장에서는 이미 데뷔하고 있는 팀들에 대한 관리에다 새로운 그룹의 데뷔를 준비해야하는 연예제작의 중복 시간이 갈수록 누적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큰 연예제작사라 해도 대규모 제작 자본이 필요한 아이돌 그룹들을 한꺼번에 데뷔시키면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기업 형 대형 아이돌 연예기획사들은 이들을 장기 전속계약으로 묶어두는 한편, 연습생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른 팀들의 데뷔 시점들을 고려하여 적절한 시기에 해체와 데뷔를 연계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아이돌 스타들이 태생적으로 갖게 될 수밖에 없는 짧은 활동기간을 메워주고, 리스크가 많이 발생하는 기존 그룹들의 재계약 방식보다는 새로운 아이돌 그룹들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HOT를 시작으로 “신화”,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동방신기” 등 소속 아이돌 스타들의 활동 기간을 5년 정도로 잡고 무리하게 재계약을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스타가 되기 위해 준비된 예비 아이돌이 넘쳐나고, 이들을 관리하는 팜 시스템이 건실하기 때문이다.

가장 한국적인 아이돌 팝 제작사: DSP

물론 이러한 방식의 연예제작 시스템이 SM엔터테인먼트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SM과 비슷한 시기에 아이돌 스타들을 제작했던 DSP 엔터테인먼트(과거 대성기획)도 SM과 비슷한 방식을 취했다. DSP는 1990년대 “젝스키스”와 “핑클”을 데뷔시켜 SM의 "HOT"와 "SES"과 경쟁체제를 만든 가장 토착적인 연예제작사이다. DSP의 연예제작 시스템도 견고한 연습생 그룹들을 보유하고 이들에게 일정기간의 훈련과정을 통해 최적의 멤버들을 조합해 팀을 만들었다. 다만 DSP는 SM과 다르게 일본 아이돌 연예제작 시스템의 노하우를 수용하지 않고, 자생적인 관리 체계를 만들어 국내활동을 중심으로 제작에 무리하지 않는 매니지먼트를 했다. DSP의 아이돌 그룹의 음악적 스타일이 한국적 댄스음악에 충실하고, 그룹별 활동기간도 SM에 비해 비교적 긴 이유도 무리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DSP의 아이돌 그룹들은 SM의 아이돌 그룹들과의 매치 업 방식을 선택하면서도 이들의 주요 활동기간보다 조금 늦게 활동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1990년대 "젝스키스-HOT", "핑클-SES"의 대결 구도는 2000년대 초반 "Click-B-신화“의 대결구도로 이어졌고 지금은 "SS501-동방신기”, “카라-소녀시대”의 대결구도로 재생산되고 있다. DSP는 SM과 국내 아이돌 팝 제작의 양강 구도를 유지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2000년대 중반부터는 연예오락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부분까지 확대해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확대하려는 차별화를 시도했다.

‘모타운’의 한국적 변형: JYP 엔터테인먼트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아이돌 팝 시장은 SM과 DSP로 양분되었지만, 한류의 붐과 아이돌 팝 시장의 국제 경쟁력 강화로 새로운 제작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이돌 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대표적인 제작사가 바로 JYP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이다. 이 두 제작사의 공통된 특징은 이미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서 스타의 반열에 오른 뮤지션들이 자신이 관심 있는 음악장르에 적합한 아이돌 스타들을 직접 제작한다는 데 있다. 1999년에 설립한 JYP는 대표 박진영의 음악적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1970년대 ‘모타운 레코드사’를 근간으로 하는 흑인 블루스 소울음악과 펑키한 스타일을 현대화하는 음악적 코드들은 과거 소속 뮤지션이었던 ‘비’뿐 아니라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는 ‘원더걸스’나 ‘2PM’, ‘2AM’에게도 적용된다. JYP의 아이돌 팝 제작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서 말할 수 있다. 먼저, 제작자인 박진영이 작곡과 안무, 코디네이션, 프로모션에 모두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속 아이돌 그룹들의 음악적 스타일을 모두 디자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원더걸스’의 ‘모타운’ 복고 스타일이나 2PM의 미소년 섹슈얼리티 이미지는 모두 박진영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또한 ‘원더걸스’의 해외진출 역시 박진영의 글로벌한 매니지먼트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박진영은 ‘비’를 월드스타로 만들기 위해 한국에서 아시아, 아시아에서 다시 미국으로 그 영역을 넓혀나갔다.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한국의 기획사들은 대부분 국내 활동을 중심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위주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반면, JYP 엔터테인먼트는 팝의 본류인 미국에서 활동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09년에 “원더걸스”가 미국에 진출해서 미국의 빌보드 ‘핫 차트’ 100위 안에 아시아 뮤지션 최초로 들어간 것은 사전에 미국 음악계에서 작곡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진영의 음악적 능력과 폭넓은 인맥의 요인이 크다.

힙합 중심의 아이돌 커뮤니티 그룹: YG 패밀리

이에 비해 YG엔터테인먼트는 힙합 음악의 패밀리 커뮤니티를 강조하면서 가장 성공한 흑인 힙합음악 주류 기획사가 되었다. YG의 양현석은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이후 제작자로 변신하여 ‘현기획’을 세우고 킵식스라는 그룹을 제작했지만, 실패하고 이후 제작한 “지누션”이 성공하면서 YG 패밀리를 만들었고 원타임, 휘성, 빅마마를 빅히트시켜 지금의 YG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다. YG는 SM이나 DSP와 같이 전형적인 아이돌 그룹들을 제작하는 전문 기획사로 출발한 것은 아니었고, 흑인음악을 중심으로 힙합 크루를 만들고자 했지만, 2006년 “빅뱅”을 제작하면서 아이돌 팝 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2009년 “2NE1”의 데뷔로 국내 아이돌 팝 시장의 돌풍을 몰고 왔다.

YG의 아이돌 팝 제작 특성은 JYP와 대조적이다. YG는 제작자인 양현석의 음악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멤버들의 개인능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가령 빅뱅의 경우 팀의 리더인 지드레곤에게 작곡과 작사를 전담하게 하고, TOP에게는 랩을, 태양에게는 보컬을 맡긴다. “빅뱅”이 다른 아이돌 그룹과 차별화된다면, 멤버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음악제작과 음악스타일을 만들어나간다는 데 있다. 또한 멤버들마다 각자의 개성을 살려서 차별화된 솔로 음반제작과 개별 활동을 보장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YG의 수평적인 커뮤니티 정신은 다른 아이돌 팝 제작사들 중에서 커뮤니티 정신이 가장 강하고, 멤버들과 제작자들 사이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요인이다. "2NE1"과 같은 걸 그룹의 스타일에서 알 수 있듯이, YG는 예쁘고 섹시하고 로리타 신드롬을 자극하게 하는 전형적인 걸 그룹 제작 인습에서 벗어나 반항적이고 일탈적인 이미지의 걸 그룹을 만들면서 오히려 10대 여성 팬들이 선호하게 만드는 차별화된 제작 방식을 보여주었다.

▲  주요 아이돌 팝 제작사 비교

한국에서 아이돌 팝 문화자본은 대중음악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절대적인 힘을 행사하고 있다. 음반 산업뿐 아니라 디지털 음원시장, 방송미디어산업, 이벤트 프로모션, 연예제작 시장에서 아이돌 팝은 핵심적인 문화자본으로 기능한다. 많은 연예기획사들이 아이돌 팝을 제작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연예콘텐츠가 아이돌 팝으로 쏠리는 한, 아이돌을 제작하는 연예기획사들 간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이동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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