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째라!! 부부의 인생2막 이야기 -집 팔고 아들도 버리고 떠난 세계배낭여행기- 들어가면서... 여행(travel)이란 단어 어원인 라틴어 트레팔리움(trepalium)은 ‘고문수단’이란 뜻이다. 여행을 통하여 추억과 낭만을 만들고 삶의 의지를 지켜가는 여행자들에게는 꽤나 충격적이다. 사람들의 상태가 가장 안 좋은 시점이라고 하니 바로 우릴 두고 하는 소리인 것 같기도 하다. 집도 팔고, 집안 세간도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다 나누어 주고 금쪽같은 아들도 팽개치고(군입대) 떠난다니 제 정신인가? 혹자는 거침없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반면, 혹자는 이기적인 부모, 아무 생각 없는 철부지 엄마 아빠라고 비난한다. 어쨌든 박수와 비난 속에서 우리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우리네 인생 아차 한번 돌아가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니 그저 떠나기로 했다. 1. 첫째날 여정(2010년 4월 27일 화요일, 인천공항에서 태국의 방콕, 촌부리까지) 지난밤(4월 26일)의 해프닝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절도 사건과는 좀 다른 것 같았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우리의 여행 가방을 자기 것이라 우기면서 일은 시작되었다.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이 사건의 빌미는 ‘닥터세닥’ 칫솔이 되어주었다. 잇몸이 부실한 내가 즐겨 사용하는 이 칫솔은 모가 부드럽고 섬세해서 잇몸 질환이 있는 나에게서 극진한 대우를 받고 있다. 남편의 칫솔을 챙겨놓지 못한 죄로 내 것을 빌려주어야 해서 내가 먼저 양치하고 치약을 발라 얌전하게 여행가방위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이 칫솔로부터 강력한 메시지를 받아서 여행 가방에 손을 댔다는 황당무계한 이 여자의 변명은 그녀의 엉덩이를 보는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나 붉은색 몽고반점마냥 바지에 생리혈을 아무렇지 않게 장식하고 다니는 그녀를, 울산에서부터 돈 한푼 없이 인천공항까지 온 그녀를, 통장의 잔고가 1000원 밖에 남아있지 않은 채 취리히, 파리 등 해외여행도 자주 다녀온다는 그녀를 메마른 감성의 우리가 어떻게 이해를 해야하나? 면도칼로 밀다만 히틀러의 눈썹이 오르내릴 때마다 작렬하는 그녀의 감수성은 작가로서 소설 속 주인공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저 인천공항에서는 닥터세닥 칫솔을 쓰지 마세요, 어디선가 그녀가 짠!! 하고 나타나요!! 약 13시간 먼저 도착한 공항에서 일어난 이 해프닝이 우리의 여행길에 대한 액맥이가 되어주기를 마음속으로 빌면서 세계여행 이브의 밤은 저물어갔다. 아! 드디어 출발이다. 약5시간이 걸려 도착한 방콕은 섭씨 36도로 거의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가방의 짐을 줄이려고 겹쳐 입은 옷으로 이미 사우나는 시작되었고 냉방시설이 잘 된 공항이지만 벌써 흥건하게 내 등줄기는 젖어 있었다. 처음 만나는 에스페란티스토 마르코를 만나야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진으로 본 마르코 인상은 지성미와 온화함이 그림처럼 멋진 백인 노인이었다. 에스페란토의 상징인 초록색으로 단장한 우리의 모습만으로도 대번에 알아본 마르코는 반가운 듯 수줍은 듯 엷은 미소로서 환영하였다. 살루톤!(안녕하세요의 에스페란토) 만나서 반가워요, 그리 유창하지 않은 마르코의 에스페란토 실력이 한편으론 나를 안심시켰다. 나도 에스페란토 공부 손 놓은지 거의 7-8년 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마르코는 독학으로 9개월 전부터 에스페란토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은 서투른 에스페란토 회화지만 듣는 것에는 별 무리는 없어 보였으며 차 속에 사전을 비치해놓고서 모르는 단어를 묻고 찾고 익히면서 즐겁게 대화하려고 하였다. ‘미 네 콤프레나스!(이해가 잘 안되네요)’ 결코 그냥 흘려듣지 않으면서 이해하고자 애쓰는 그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나이에 상관없이 여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보이는 마르코는 호주사람으로서 태국에서 35년째 살고 있다. 약 6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마르코는 중국계 태국 출신의 부인 니다와의 사이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1시간 넘게 걸려서 도착한 촌부리(Chun Buri)의 마르코의 집은 목조 2층 건물로서 사방이 열대 과일과 아름다운 꽃들과 초록의 잎사귀로 에워싸고 있었다. 스안(마르코 집에서 머물면서 일도 도와주고 있는 30대 초반의 여자)의 순박한 미소와 짝퉁 달마시안 개 deen의 열렬한 환대가 우리의 긴장과 피로를 한꺼번에 날려주었다. < 마르코와 니다가 사는 집 >
영국의 심리분석가 Adam Philips는 ‘걱정하는 사람은 걱정을 통해 삶을 단순화시키려 한다’고 주장한다. 걱정도 팔자인양 미리 염려하는 나도 여행지에서 만큼은 단순한 생각으로 사람도 사물도 보려고 한다. 근데 이것이 그리 간단치만은 아닌 것 같다. 복잡한 세상살이를 단순하게 보도록 해야겠다. 오늘은 비교적 호사스런 여행의 첫째 날이라 할 수 있다. 2. 둘째날 여정(2010년 4월 28일 수요일, 태국의 Asian University에서) 어제 저녁까지만 하여도 모든 것은 단순 명료하게 생각하고 보리라 다짐을 했건만 어느새 복잡이란 놈이 정신을 산란케 한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락가락하는 내 안의 다른 나를 끄집어 내어서 그들로부터 진솔한 소리를 찾아내려 한다. 도대체 하루에 몇 번이나 변덕이 팥죽처럼 끓을지 지켜 볼 일이다. 이렇게 등장하는 그들의 소리만 귀담아 듣고 글로 써내려간다면 여행 중에 느끼게 되는 불평과 불만과 희망과 다짐을 각기 다른 입장과 안목에서 이해하게 되리라. 그러면 훨씬 스트레스도 즐길 줄 아는 여행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고 싶은 말 다하고 다니니깐. 매일 매일 등장인물이 달라지리라, 그날의 기분과 의지와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의 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팥죽도 끓어야 제 맛이 나고 변죽도 끓어야 흥을 돋우는 법.


둘째날 등장인물--주인공 50대 로자, 착한천사, 나쁜천사, 게으른천사, 귀차니즘교주, 20대 피 끓는 로자 (1004는 나의 메일 네임)
20대로자---단 하루만이라도 간섭도 시선도 없는 곳이 정말 필요해! 그래서 여행을 해야 해, 상상과 호기심이 고갈된 삶이란 절여진 배추마냥 생기가 없는 삶과 뭐가 달라? 50대로자---그래 니 잘났다~내 나이 되봐! 이 몸도 대문 밖 한 발자국만 나가도 껑충 껑충 흥분했던 시절이 있었어. 차타고 돌고 비행기 타고 오르내려도 온 삭신이 쑤시고 허리가 묵직하고 여기저기 고장 났다고 아우성 쳐봐라 여행이고 뭐고 다 싫다. 착한1004---맞아요, 그러나 이런 기회가 두 번 다시 오겠어요? 힘들더라도 이겨내요. 나쁜1004---뭘! 그 나이면 이제 호기심이니 도전이란 단어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다녀야지. 아파트 평수 늘릴 생각, 남편 바람 단속하면서 주름살 피고 보톡스 집어넣으면서 우아하게 사모님처럼 살아야지, 무슨 얼어 죽을 배낭여행이야? 관광도 아니고, 50대로자---마르코의 대학(태국의 Asian University)에서 영어와 에스페란토로 한국의 전통예술과 에스페란토 역사를 소개하기로 했어. 근데 그 학교는 모두가 영어로 수업을 받는다고 하던데 어쩌지 요즘 바빠서 영어공부 소홀히 했는데...망신이나 당하는 것은 아닐까? 글고 아리랑도 소개하기로 했는데... 에이, 내가 누구야 배! 째라 아니야? 그냥 해보는 거야. Good morning... 쏼라 쏼라....손짓 발짓... 와우! 내가 조금은 해낸거야? 11명(백인1명 포함)의 태국청년들과 아리랑을 한국어와 에스페란토로 부르고, 태국의 전통춤도 함께 추었다. 서투른 영어지만 색다른 방문자의 즉석 공연과 미니수업은 마르코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해주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엉겁결에 이루어진 것이다. 빈약한 영어대화 기술에 미안하지만... 문제는 점심 식사 후 외국인(네덜란드인, 영국인 2명, 아일랜드인1명 모두 총 4명의 교수) 교수 앞에서 해야 할 일이 대략 난감, 번데기 앞에서 주름도 어지간해야지, 세상에나...에이, 몰라 몰라, 지들이 아리랑을, 에스페란토를 알겠어? 그냥 자신만만 철판 깔고 다시 쏼라 쏼라... 오히려 영국인 교수는 나의 공연 판플렛에 싸인까지 해달라고 요청한다. 못이기는 척, 멋들이지게 일필휘지 날렸다---Roza. K 게으른1004---됐어, 그만하면 됐어! 간밤에 피곤에 쩔어 영어 한자도 들여다 보지 않고도 그만큼 쏼라쏼라 했으면 됐지 뭘, 처음부터 너무 잘하면 영어권 애들이 존심 상하 잖아, 몸 생각해서 살살 영어공부하고 게으름을 벗삼아 쉬엄 쉬엄 놀아. 귀차니즘교주---섭씨 36-37도 폭염에서 웬 수업? 공부? 만사 다 귀찮다. 에어컨 팡팡 나오는 곳에 짱 박히고 누워 잠이나 자고 인터넷 바다에서 헤엄이나 칠 일이지, 더위에 공부하면 얼 빠지고 흰 머리만 늘어간다~ 50대로자---아니야, 이기고 극복해야해, 여행 출발전날 까지 철딱서니 맏아들 맏며느리에게 많은 불만과 호통을 쳤던 시아버님을 생각해서라도 끝까지 참고 견뎌내야해. 여기저기서 박수와 격려와 여행경비를 주신 그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이겨내야 하고 성취해야해. 나의 목표와 꿈을!
같은 날 쓴 KaraAn의 여행 블로그 보기 http://blog.naver.com/solidareco/100104480831
face book 동영상 보기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0973580138&v=app_2392950137&ref=profile#!/profile.php?id=100000973580138&ref=profi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