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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열세번째 마당(6/21-7/13,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피어난 에스페란토의 향기) (5)
2010/07/12   열두번째 마당--호주 하늘아래에서 만난 견공들 (2)


열세번째 마당(6/21-7/13,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피어난 에스페란토의 향기)
여행 | 2010/07/30 02:25
열세번째 마당(6/21-7/13,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피어난 에스페란토의 향기)

     약 두 달 동안의 행복했던 호주 최남단 태즈마니아주의 여행을
  마치고 아들레이드로 향하는 길이 꽤나 성가시다.
  새파란 숫처녀같은 순수함으로 우릴 맞을 것 같았던 저가
  항공사 버진블루가 배! 째라 부부의 속을 박박 긁는다.

  짐으로 부치는 수하물에도 돈을 요구하고 심지어는 기내의
  오렌지 쥬스 한 잔에도 계산서를 발행한다.
  이건 뭐 완전히 뒤통수 맞는 기분...
  싼 게 달리 싼 게 아니구먼...이렇게 뜯어내고 저렇게 충당해
  나가는 것이 순박한 처녀가 아니고 산전수전 다 겪은 속물 같다.

  거기에다 1시간 30분이나 멜버른 공항에서 연착하는 불상사로
  심통 밥통이 부글부글 끓는다.
  아니, 안개도 없고 날씨도 이렇게 화창하고 좋은데...

  C C...도데체 뭔 일이래...

  (궁시렁 궁시렁....중얼중얼...붉으락 푸르락)

  호주 본토 아들레이드의 브리지워터로 초대한 우프 호스트는
  조지이다. 배! 째라 부부는 조지가 남자인줄 알고 이메일에
  미스터 조지라고 꼬박꼬박 존칭을 적어 보냈다. 알고 보니
  조지가 부인, 더크가 남편, 자라는 11살 난 아들이다. 카라가
  이들을 한꺼번에 ‘헬로~떡 조지 자라’ 하고 성질 급하게
  부를 때마다 뒤집어지는 로자의 웃음소리에 세 사람은 영문도
  모른 채 같이 싱글거린다.

  성명들도 참으로 거시기한 게 이름만 들어도 재미있어
  배! 째라 부부 매일 매일 자지러진다. 독일 출신의 번역가 더크와
  남미계의 강인한 인상을 갖고 있는 조지는 연하남 연상녀 커플로
  보인다. 조지가 정원에서 삽질하고 있어도 연하의 잘생긴 남편은
  두 손 바지 주머니에 꾹 찔러 넣고 멀뚱거리며 쳐다보기만 한 채
  같이 거들 생각도 않는다.

  자고로 동양이든 서양이든 미남 남편 데리고 사는 일이 참으로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 같구먼...
  돈 못 벌어와도, 하는 모양새가 아니꼽고 치사해도 꾹 참고
  살아야 하고, 손톱에 때가 낄까봐 절절거리는 모습도
  사랑스럽게, 멋있게 보아야하니 말이다.

  아~ 로자는 정말 다행이다. 연하의 미남과 같이 안 살아서~~
  이런 꼬락서니를 보면 복통 터져서 삼신 할매 주신 명줄
  부여잡고 살아갈 수나 있을까...

  11살의 자라는 아빠의 훤칠한 모습을 닮은 귀엽고 잘 생긴
  소년이다. 장래 희망이 쉐프(요리 명인)와 훌륭한 축구선수가
  꿈이라는 그는 스페인 축구단의 열렬 팬이면서 월드컵 우승도
  스페인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명랑한 이 소년도
  엄마 조지의 잔소리에는 풀이 죽어 단숨에 하던 놀이도 멈추고
  제 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신세가 된다.

  앙알 앙알거리는 조지의 지친 목소리에는 철부지 남편을
  대신하여 자라가 가장으로 우뚝 성장하여주길 희망하는 것처럼
  들린다. 낯선 땅에서 만난 이들에 대해 배! 째라 부부의 상상력이
  오지랖이 넘게 설쳐대는 것인가?

  얼키설키 엉크러진 가시 많은 불랙베리 나무를 베어낸 그 자리에
  심은 유칼리나무와 이름 모를 과실수들이 싹이 나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어갈 때 쯤이면 이 부부의 희망 자라의 키도 부쩍부쩍
  자라나서 이들과 함께 값진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친절한 에스페란티스토 산도르가 사는 아들레이드는 호주 남부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의 주도(州道)로서 현 호주 최초
  여성총리 줄리아 길라드가 자라난 곳이다. 영국 웨일즈
  태생으로서 어린 시절 폐렴에 시달리던 그녀의 건강을 위해
  따뜻한 곳으로 옮겨 오기로 결정한 곳이 바로 이곳 이라고 한다.

  인구 110만으로 호주에서 5번째로 큰 해안도시 아들레이드는
  사계절이 비교적 온화한 곳으로서 토렌스강을 중심으로
  북아들레이드와 남아들레이드로 나뉜다. 길게 뻗은
  킹스윌리암스 스트리트를 사이에 두고 북아들레이드는 유럽풍의
  고풍스런 석조 건물들이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서 있는
  반면 남아들레이드는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되고 파격적인 건물과
  문화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와 고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곳에서 만난
  에스페란티스토들과의 만남과 교류는 에스페란토라는 용어의
  어원과도 같은 희망 그 자체였다.

  본의 아니게 하루 일찍 도착한 아들레이드의 중앙역에서 만난
  산도르의 상쾌한 미소가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지난 1년 동안 한국에 교환교수로 와 있었던 산도르와 카라는
  이미 막역한 사이로서 이국땅에서 이산가족 상봉하듯
  뜨거운 포옹으로 반가움을 대신 한다.

  빅토리아 스퀘어 가든역에서 공짜 시티써클 버스를 타고
  산로르의 장모님 패트 여사댁으로 향하는 발길이 마냥 신난다.
  약15분 후에 내린 곳은 멋드러진 나무들이 얼마나 상당 하길래
  역 이름도 굳우드(goodwood)이다.

 

  마치 무당 빤쓰라도 입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패트 여사가 집을
  비우는 날짜를 정확히 알아 맞추어서 이곳에 도착 한 것이다.
  산도르의 놀란 음성만 들어도 이미 우리는 배! 째라 도사님이
  되어 버린 것이다.

     트레 스트랑가...(참말로 이상허데이...)

     키엘 비 코니스 티안 팍톤?...
    (집 비운단 사실 어찌 알았당가?...)

  산도르의 궁금증도 잠시, 흥겨운 콧노래와 함께 도착한
  패트 여사댁은  호주 정부가 은퇴자들에게 수여하는
  공용주택이었다. 아담힌 붉은 벽돌의 2층집으로서,
  1층에는 응접실과 주방, 세탁실, 화장실, 2층에는 2개의 침실과
  서재와 욕실 등이 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맑고 화창한 햇빛
  만큼이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아파트이다.

  빛과 소금같은 이곳에서 우리는 2주 동안 호주에서
  제2의 신혼 같은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냉장고에 가득한
  식료품들이며, 거실 가득 쌓여있는 비디오, DVD, 서적들이
  우리의 늘그막한 신혼을 더욱 향기롭게 해준다.
  입에 귀에 걸린 채 배! 째라 부부만의 늘어진 아들레이드의
  여행 또한 행운의 여신이 보내주는 선물로 생각하며 감사함으로
  두 손을 맞잡는다.

  지난 5월 멜버른에서 만났던 당찬 신혼부부 박하와 호호센을
  이곳 산도르의 공동체 보금자리 ‘셀리 후(Seli Hoo)’에서
  또 다시 만난다. 이왕 한국인들이 5명 (한명은 한국 유학생)이나
  모여 있으니 한국의 밤 행사를 갖자고 산도르가 제안한다.

  한국음식과 춤과 음악이 흐르는 조그마한 페스티벌을 갖기로
  결정한 이상 우리l의 먹거리 준비와 양반춤 연습을 해야하는데...   
  늘어지게 게으름 피우던 시간이 새삼 근심스럽게 다가온다.
  산도르와 함께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애니가 토요일 오전에
  한국의 아름다운 춤을 이곳 주민들께도 구경 시켜주자는 말에
  흔쾌히 찬성!

  토요일(7월 3일) 직거래 장터가 클래어랜스 파크 커뮤니티 센터  
  (Clarence Park Community Centre) 대강당에서 열린다.
  유기농을 사고 파는 친환경적인 행사의 서막을 알리는 공연이다.
  한껏 단장한 양반춤과 흥겨운 아리랑이 울려 퍼진다.
   연방 뷰티풀을 날려주는 이들은 이미 예술을 아는 멋쟁이들이다.

  저녁에는 김밥과 된장국, 비빔밥의 향기로운 냄새와 함께
  익어가는 박하의 랩과 로자의 양반부채가 휘늘어진
  신록만큼이나 신선한 즐거움을 전해주기 위해 부산하다.
  이왕 시작한 발걸음 다음 주 아들레이드 대학
  영어교육원(ELS)에서 한 번 더 우리의 공연을 주문한다.

  콤프레네블레!!(물론이고 말고요!!) 동서양의 청년들과 교수들의  
  아낌없는 박수와 관심 속에 우리의 속전속결 공연이 3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나날이 개선되고 발전하고 있다고 산도르가
  한마디 더 거든다. 벌써 우리 춤에 대한 안목이 생겼나봐...

  오는 8월 루마니아공연과 10월 스페인 공연을 위한 전초전이라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 한 획을 그어가는 심정으로 힘껏 부채를
  펼친다.

  산도르가 처가의 집안 행사로 호주 북부 다아윈으로 떠나고
  난 후 우리의 친절한 안내인을 자청한 에스페란티스토는
  트레블 스틸과 그의 아내 카트야이다.
  그는 세계에스페란토협회(UEA)사무총장을 지냈으며,
  수많은 에스페란토와 영문 저작들로 인해 호주에서는
  유명한 에스페란티스토이다.

  더구나 호주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영화
  ‘폭풍의 소년(Storm boy)'에 에스페란토 자막을 첨가하는
  방법으로 수많은 초보 에스페란토에게 흥미를 전해주었다.

  카트야의 또랑또랑한 에스페란토 발음만큼이나
  걸출한 두 에스페란티스토 부부는 향기로운 금슬을 자랑하면서
  정성스런 식사준비와 함께 우리를 빼어난 아들레이드의
  서남부의 명소로 인도하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중남미 아루바 섬(네덜란드령)에서 태어난 인드라니라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에스페란티스토가
  아들레이드 북부를 구경 시켜주어서 아들레이드의 유명한
  명소를 다 둘러 보는 행운을 누렸다.

  오는 2011년은 아들레이드에 에스페란토가 보급된지 10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100년이란 오랜 세월만큼이나 견디고 이겨낸
  호주 아들레이드 에스페란티스토들의 헌신과 애정에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를 보내면서 성공적인 대회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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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희 2010/08/06 14:15 L R X
푸하하하
선생님 정말 떠나셨네요.
와앙 부러버요. 신나게 사시는 모습이 그려져서 보기 좋네요.
상흰 결혼해요. 그때 말씀드렸던 9살 연하남과....
잘생긴 연하남은 데리고 살려면 고생한다는 말씀이 와 닿네요. ㅋㅋㅋ
그리고 배 속에 아이도 있어용. 태명은 만복이....

결혼 날짜는 8월 15일 광복절이요.
행복한 나날 보내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
그리고 복된 여행되세요.
로자 고경자 2010/08/06 16:41 L X
얼씨구 좋다!!

무지 무지 축하해요.
8월 15일은 내게도 특별한 추억이 많은 날이랍니다.
알콩달콩 향기롭게 두 분 손 꼭잡고 살아가길 빌어요.

김진선 2010/08/11 13:04 L R X
언니 오랜만에 들어와서 읽어보네요.
음~
할 말을 잃게 하네요.
무엇보다도 좋은 여행되세요. 건강 조심하구요. 글을 읽으면서 언니와 형의 열정.정열.꿈이 보이네요. 그 열정이 가장 부러워요. 뚜렷한 목표의식과 버림, 그리고 비움 ...
그리고 여행.
버려야 얻는것도 있겠지요.
오늘 나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합니다. 물론 안개로 인하여 찾을 수가 없답니다. 여하튼 길 찾기를 북돋아 주신 언니와 형의 과감한 실천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로자 고경자 2010/08/12 18:31 L X
하이~ 진선...

4명의 보물들이 다 크고 나면 자네도 훌훌 털고 남편이랑 떠나보시게..
우리에 못지 않은 정열과 그대의 끼를 우린 자알 알고 있다우.
부디, 꿈을 접지 말고 펼칠지어다.
그대의 끼와 열정의 화려한 부활을 위하여!
vera AN 2010/08/30 11:04 L R X
Kara. Roza.

En dua bildo, S-ro Sandor aspektas iom melankolie kun blankaj maldensaj barboj, iom pli s'ulkigitaj mienoj ol antau'e en seulo.

Tamen, vi g'ojege renkontig'is kun li, sendis kvazau'mielvojag'on. ^*^

Dankon pro via skriba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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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번째 마당--호주 하늘아래에서 만난 견공들
여행 | 2010/07/12 13:50

열두 번째 마당 (호주 하늘아래에서 만난 견공들)

지미, 샌디, 베일리, 메이시, 루프쓰 등 이것이 사람이름인지

멍멍이 이름인지 통 구분이 안가는 로자는 호주의
아름다운 태즈마니아주의 런세스턴과 호바트,
그리고 본토 애들레이드에서

만난 견공들에 대한 소감을 밝히지 않을 수가 없다.

태국 촌부리, 시라차, 치앙마이도 개판이더니 조금 더 보태서

정말 이곳도 개 반 사람 반이었다.

거리마다에서 만나는 이곳 견공들의 낯을 볼짝시면

그야말로 나라 잘 만나고 주인 잘 만나서 대접받고 있는
형상이다. 한마디로 얼굴이 개판?

어느 분의 우스개 소리를 빌리자면 종자검열이

다 끝나지가 않아서 간지가 흐르지 않는대나...

그 낯으로 한국에서 산다면 아마도 매해 여름 가슴 졸이며,

‘개~파슈’를 외쳐 되는 아저씨가 지나갈 때 마다

숨도 크게 못 쉬고 지내야 하지 않을까싶다.

누르끼리 하고, 거무튀튀한게 애완견으로도 퇴짜 맞기

쉽상 이고, 덩치는 망아지 만하고

형상은 불독 친척이랑 닮은 것이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요즘에 먹이만 많이 먹고 귀여움마저 줄 수 없는

그 모습으로는 거리에서 동가숙 서가식해야 하는

신세마저 되지 않을까?

우리의 성남 모란시장에서 만나는 미끈하게 잘 빠진 녀석들도

벌거벗고 들어 누워 팔려가는 신세가 되어있던데,

이곳 잡견들은 주인의 사랑을 온 몸에 받으면서

거만하게 때론 우아하게 산책하고, 운동도 하면서
늘어진 팔자 자랑을 하는 모습이다.

다만 신통방통하게도 생긴 것은 이래도 하나같이

순둥이라는 사실이다. 거리에서 만나든 시장에서 마주치든

한결같이 순박한 호주의 견공들은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닮은 심성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아는 아들레이드 모씨의 견공 루프쓰는

쉬츠 비스므레한 짝퉁 녀석인데 주인이 배 긁어주면

짧은 두 다리 쩍 벌리고, 드르렁 드르렁 코까지 골면서

단잠을 이룬다. 옆에서 파리가 달려들어도 눈 한번 꿈쩍 않고

한낮의 오수에 빠져드는 형상은 정말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오 마이 베이비’를 외쳐대는 주인님의 달콤한 목소리에

한껏 재롱으로 품에 달려드는 그 녀석의 온몸에서는

몇 날 몇 일 씻지 않은 거북스런 향기가 진동해도

그저 덥썩 덥썩 안아주는 이들을 바라보며

내가 애정이 부족한 것인지 저들이 사랑이

넘치는 것인지 통 모르겠다.



죽고 못 살겠다는 듯이 쪽쪽 대면서도

매정한 구석도 만만치 않다. 살을 빼야 한다며 먹이를

캥거루 생고기에다 사료, 하루 한 끼 감질나게 주고는

점심 저녁을 쫄쫄 굶긴다. 메이시와 루프쓰의
허기진 자존심은

식탁 밑에서 행여나 흘려주는 음식 찌꺼기
받아먹을 생각에

우아함도 팽개치고 비굴한 눈초리만 연신 보낸다.

자기들은 점심, 저녁도 모자라서 야식에다
디저트까지 챙겨먹으면서....참으로 독하데이~

로자가 보기에는 약간 살집이 올라

오동통통하니 보기만 좋던데..

거기에 비하면 주인님의 뱃살이야 말로

쫙쫙 빼야 할 형국이던데...

징한 사람들이더구먼...

인생이든 견생이든 다 잘 먹고 잘살아보자는 것인데...

배! 째라 부부 드디어 이 가엾은 녀석들에게

자선을 베풀기로 했다.

깐깐한 주인이 안보는 틈을 타서

매콤한 신라면도 일부러 흘려주고, 치즈 샌드위치도

실수인 척 뎅겅 떨어뜨려주고...

이제야 말로 이녀석들과 배! 째라 부부간의
모종의
러브라인이 생겼다.

서로를 쳐다보는 눈빛이 애절하다 못해

나는 니가 간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며

은밀하고 비밀스런 관계가 되었다.

쉬잇!!......


우리를 향해 온 몸을 다 바쳐 점점 더 세게
꼬리를 쳐주는

이 녀석들의 열렬한 몸짓에 비례해서

우리의 애정 표현도 점점 도를 더해갔다.

국경을 초월하고 종자를 뛰어넘은 러브스토리가

아슬아슬하게 진행되었다.

매 식사시간마다 흘려주는 음식의 양과 종류가

점점 많아지는 것이다. 도너츠, 삶은 계란, 닭볶음도

철퍼덕 식탁 밑으로 떨어지기가 무섭게 받아먹으며

연신 맛있다고 훑어대는 콧잔등에 침이 마르지 않도록

위험하지만 행복한 먹거리 나눔의 시간이 계속되었다

아~ 한용운님이 말했던가,

만나면 이별을 생각해야 한다고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 돌아왔다,

서로 말도 못하고 비밀스런 눈짓만 교환한 체

짧디 짧은 메이시, 루프쓰와의 은밀한 애정행각이 끝나는 날.

아들레이드의 하늘은 무심하게도
햇살 찬란하기만 하고,

벌써 떠나면 어쩌라는 것이냐는 원망과 아쉬움으로
애끓는
그들의 멍멍 소리는
배! 째라 부부의 가슴을 울린다.

또 다시 시작될 호주 견공 메이시와 루프쓰의
혹독한 다이어트!!

니들도 아프냐? 우리도 아프다!!



배~째라 부부네 멍멍이 열전도 만만치 않다.

희망이, 뽀송이, 흑순이, 재롱이, 봉학이,
왕건이, 아르타 등등

종류도 다양하고 생김새도 개성 만발한

다정한 견공들과 우린 함께 했다.

순종이든 잡종이든, 족보가 어떻고
조상이 누구이든 간에

이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웃음꽃
가득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사물놀이 소리를 자장가 삼고, 떡보처럼 인절미를 제일 좋아하며,

우리의 신혼을 향기롭게 해준 ‘희망이’

흑산도 여행길에 단 돈 6천원에 사온, 창자가 항문 밖으로

  조금 나와 고통스러했지만 굴하지 않게, 생기발랄한 ‘흑순이’

배! 째라 부부의 아들 어린 시절 가장 즐겨본 TV프로그램

‘임꺽정’의 영웅이름에서 따온 활 잘 쏘는 ‘푸들 봉학이’

생긴 모양은 장군감인데 먹이에만 관심 가득,

주인 얼굴도 쳐다보지 않는 ‘왕건이’

뛰어난 외모와 좔좔 흐르는 검은 윤기,

하지만 외로움을 징~하게 싫어해서 발톱에 피가 나도록

문 열어 달라 긁어대는 ‘닥스훈트 아르타’...

이들 모두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지 못해

입이 열 개 라도 할 말이 없는 배! 째라 부부...

우리의 멍멍이들이 헌신적으로 공헌한 즐거움과
행복한 시간에 비해

우리가 준 것이라곤 쉬이 활활 타오른 사랑과

맛대가리 없는 사료 한 그릇,

물 한 사발이 고작인데...

우리를 용서해다오 얘들아!!

새삼 너희들에게 미안하고 죄스런 마음이다.

이타적인 너희들이 이기적인 우릴 깨우치는구나.

다음 생에는 꼭 인간으로 태어나서

말 못했던 설움들을 떨치며 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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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화 2010/07/15 19:03 L R X
고박사!!!!!
편지 잘 받아봤어.그렇쟎아도 보고 싶었는데
마침 편지로다가 마음을 달랬지..
그리고 호주에서 잘 있고 공연도 많이 하고 있고
아주 잘 있다니 다행이야.
언제나 자리 잘 잡고 있어야 서로 편지 교환을 할 텐데...
모쪼록 건강 잘 지키고 항상 웃음이 있기를 바래.
다음에 또 쓸께.

로자 고경자 2010/07/19 13:09 L X
아~그리운 님이시여...
건강하신 모습으로 다시 만날 날을
손 꼽아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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