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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도시 니카라과 레옹
여행 | 2011/05/19 17:52

코스타리카 리베리아에서 니카라과 국경마을은 그리 멀지 않지만 출입국 신고 절차가 사람을 짜증나게 한다. 입국 시 12불을 내야 하므로 환전이 반드시 필요하고, 버스터미널에 내리자마자 거침없이 달려드는 삐끼들과의 실랑이는 필수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치킨버스행.. 중미에서 치킨버스는 서민들의 교통수단이라서 가격이 저렴하다.

그 착한 비용에는 모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승객 인원 초과는 기본, 2명이 안는 자리는 3명씩 포개 앉아야 한다. 물론 승하차도 자유롭게 어느 곳에서든지 가능하다.

난 중미 여행 기간 동안 키친버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어느 자리가 가장 편하게 앉을 수 있는지도 아는 여유까지 생겼다. 하지만 키친버스에 타는 순간 내 짐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배낭을 보호하려고 그냥 들고 탔다간 밀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더 큰 짐이 된다.

차라리 버스 지붕 위에 올려놓고 목적지까지 나 몰라라 푹 잊고 가는 것이 속이 편하다. 한 번 올려놓을 때 마다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서 돌아오는 배낭을 볼 때 마다 걱정이 되었지만 현지인들은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버스 지붕 위에 꾸러미들을 올려 놓는다.



물론 현란한 솜씨를 발휘하는 숙달된 조교(일명: 버스 차장)는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려도 돈을 받은 사람과 안 받은 사람을 정확히 구분하여 낑낑 비집고 들어가서는 차비를 받아내며, 승차 하기 전에 들락날락 버스 지붕으로 짐을 올리고 내리고를 수 없이 반복 한다.


<
혁명의 도시 레옹>


역사 속에 살아왔던 사람들,  그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나오지 않더라도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수 많은 민중들이 그 역사와 함께하지 않은 피의 역사는 매우 드물 것이다. 지금도 지구 상에는 그러한 민중들의 역사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니카라과는 여행하는 동안 묘한 여운이 남는 곳이다.  몇 번의 치킨버스를 이용해서 도착한 그라나다(Granada)라는 도시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지만 스페인풍 건물들이 낯선 방문객들에게 독특함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 시킨다. 실제로 바다인지 호수인지 구분이 안가는 니카라과에서 제일 크다는 니카라과 호수를 끼고 도심 안에 예쁘게 만들어진 카페며 바, 레스토랑 그리고 고풍스런 호텔들이 이 나라에 대한 선입견들을 말끔하게 없애 준다.



이곳뿐만 아니라 실제로 니카라과는 우선 눈을 즐겁게 하는 여러 가지 볼 거리들이 많다는 것과 물가가 다른 중미에 비해 저렴해서 일반 관광객들이 아닌 여행을 즐기는 북미나 유럽의 배낭 족들에게는 인기가 많다실제로 많은 배낭 여행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나라이다.


가까운 코스타리카는 관광 인프라가 잘되어있어 여유 있는 투어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여행객, 특히 돈 없는 배낭 여행객에는 그림의 떡!! 고로 주머니가 얄팍한 우리 같은 여행자들에게는 니카라과나 과테말라가 최고이다. 그 중 니카라과에서 내가 제일 인상 깊은 곳을 꼽으라면 레옹이라는 도시라고 말 하고 싶다.



니카라과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과거 산디니스타 해방군의 거점 지역이고, 소모사 정권을 물리친 혁명의 도시이다. 지금도 과거의 인물들이 잊혀져 간 과거의 역사 속에 아직도 살이 있는 곳이기에 도시에 머무는 동안 이 도시를 눈으로가 아닌 가슴으로 보려고 애썼다.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니카라과는 중미에서도 못사는 나라에 속하지만 그들에게는 독재에 저항할 줄 아는 끓는 피를 가지고 있고, 그들은 그러한 과거를 자랑스러워한다. 

다른 지역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도시, FISL이라는 산디니스타의 로고를 자랑스럽게 붙여놓고 운전하는 택시기사를 보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과거와 함께한 역사는 지금의 현실 속에 묻혀져가고 있다혁명 박물관을 운영하고 안내하는   과거 FISL 전사들의 노인들은,   작금의 현실을  아쉬워하지만 과거 그 혁명의 시기에 총을 든   자신의 사진 앞에서는 언제나 자랑스런
혁명가 이다.



도심 안에 위치한 중앙공원에서 도심의 안내를 자처하는 Maria 아줌마를 만났다. 처음에 나는 이 분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삐끼 정도로 생각했었다.  자신이 이 도시를 하루 안내 해 줄 테니 50콜론(3달러)를 달라고 하길래, 나는 처음에는 딱 잘라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좁은 도시에서 가장 큰 바실리카 성당을 중심으로 동선이 이루어지다 보니 세번씩이나 그녀를 보아야 했다.



볼 때마다 다정하게 다가와서 자기가 이 도시를 누구보다 잘 아니까 원하는 안내를 해 준다고 한다. 그녀에게 과거 산디니스타 관련하여 이 도시를 보고 싶다고 하고, 또 가이드 비용대신 점심을 대접하겠다고하자 한참 고민하다 그렇게 하자고 한다.  점심을 함께 먹으며 짧은 대화가 이어갔다.  자신이 산디니스타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자신이 이 일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는 정말 열심히 이곳 저곳으로 저녁 늦게까지.

마지막으로 우리가 찾아간 곳은 그 당시 학생들이 시위하다 죽은 사진들이 있는 초라한 기념관이었다. 많은 사진들 속에 손짓을 하며 이 아이가 자기 동생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를 보는 순간... 왜 그 녀가 이 도시에서 과거의 역사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나를
알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Arte musum을 구경하고 나서 그녀를 찾았다.  함께 점심을 먹자고 하면서 돈이 많지 않아 비싼 음식을 사줄 수가 없으니 싸고 맛있는 곳이 어디냐고 했더니, 시장으로 안내 한다. 여기가 레옹에서 제일 맛있고 싼 곳이라는 것이다.

시장 음식을 함께 먹었다. 한 접시에 고기와 밥과 여러 가지 채소를 올려진 스튜 비슷한 것이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하였다.

한국에 가서 꼭 연락하라고 이메일 주소를 나누고는 그녀와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만 했다.


 
  • 레옹 혁명 박물관을 안내하는 과거 산디니스타 전사, 총을 든 사진을 가르키며   자신이라고 설명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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