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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31   마흔 한 번 째 마당- 길고 긴 나라 칠레
2010/03/20   문화의 세기에 필요한 가치관은?


마흔 한 번 째 마당- 길고 긴 나라 칠레
여행 | 2011/01/31 10:36

마흔 한 번째 마당- 길고 긴 나라 칠레


(푸에르토 몬트, 앙쿧 칠로에, 발디비아, 산티아고,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 편 2011. 1/13- 1/26)



48시간에 한 번씩 손 톱 만 한 참치로 연명하며 17일 동안

깊은 어둠에 갇힌 채 33명의 광부가 인간 한계를 극복하고

전원이 새 삶을 찾은 소식은 지난 한해

세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 드라마 같은 뉴스였다.

인간 승리 이 광부들의 나라 칠레는 길고 긴 땅 덩어리 만큼이나

풍부한 농수산 광물과 황량한 사막, 태평양, 남극해 등 길다란 영토 속에

다양한 모든 것이 공존하고 있는 나라이다.


16세기 초까지는 잉카제국의 영토였던 칠레에 대해

세계적으로 딱히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서태지 음악에도 영감을 주었다는 불가사의한 모아이 석상의 이스트 섬과

197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반전 가수 빅토르 하라 등 문화 예술과 수 많은 광물자원 등

세계적으로 손색 없는 보물들이 많이 있었다.


칠레는 우리나라와는 1962년 국교를 수립하였으며,

최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상대국이며, 현재 포도와 와인, 구리 등
농수광산물과 목재 등을 수입하고 있는 나라이다.

칠레를 말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 또 하나는

세계 최초로 선거에 의한 사회주의 정권을 탄생시킨 것이다.

1970년 급진사회당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당선되어

미국계 구리 광산을 보상금 안주고 국유화 시킨다.

이에 대한 미국의 보복으로 구리시장이 조작되고

칠레 구리시장이 파산상태에 이른다.

미국의 묵인 하에 군부의 피노체트에 의해 아옌데 대통령이 피살 되는 등

극도로 사회가 불안해지며 피노체트의 무자비한 독재 정치가

오랜 기간 칠레 국민들을 괴롭힌다. 지금도 피노체트 이름만

들어도 머리를 내저으며 부끄러운 과거라며 말문을 돌린다.


2011년 1월 13일 아침 7시 30분, 아르헨티나의 휴양지 바릴로체에서
칠레의 푸에르토 몬트(Puerto Montt)로 향하는 국경 심사대에서

꽤나 까다로운 짐 검사가 실시 되었다. 일일이 짐들을 하나씩 다 조사하고

마약 단속에 대한 남미 국가들의 철저함이 여행자들에게는 큰 불편함을 주고는 있지만
지속적인 안전성과 사회 안녕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두가 괜찮다는 표정들이다.

짐을 버스에서 오르내리고 다시 체크하는 와중에 애지중지 숨겨 두었던
카라의 담배 3갑이 사라졌다.(그거 깨소금이다 메롱~)

아저씨 한 사람이 올라와서는 짐을 부리고 내리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동전이라도 달라고 모자를 돌린다. 독일 커플의 야멸찬 거부 말고는

너나 할 것 없이 기꺼이 건넨다. 이것도 작은 일자리 창출 차원으로

상생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도 얼른 모자에 돈을 넣었다.



물가가 너무 비싸서 칠레 입국을 포기하고 아르헨티나로 얼른 들어왔다는

한국인 두 여행객의 푸념처럼 교통비도 장난이 아니다.

아르헨티나 바릴로체에서 여기 푸에르토 몬트까지 7시간이 걸리는

이 거리의 버스 비용이 두 사람 240 아르헨티나 페소

(약 7만 2천원 정도)이다.



이 지역 공중 보건 의사인 에스페란티스토 호세 안토니오( Jose Antonio)의

배려로 칠레의 전원생활을 즐기게 되었다. 그의 집은 도심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꽃과 나무가 무성하고 인형들이 거실에 가득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목조 주택이었다.



이상한 신음소리와 괴성을 내며 벅찬 만남의 기쁨에 콧물에다

침 까지 줄줄 흘리는 짝퉁 퍼그 멍멍이 아만다의 열띤 환영식이

피로에 절여진 우리를 원기 회복 웃음바다에 빠트려 준다.^*^


쪽쪽 두 번이면 배웅과 환송 인사가 다 마무리 되는 인간들의 방법과는

비교가 안 되게 환장 발광하며 반겨주는 아만다는 사람만 보면

심하게 흥분을 해서 주인 호세로 하여금 민망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껄껄 댄다.


재미있는 것은 이 집의 멍멍이 세 마리가 모두가 짝퉁이다.

아만다는 물론이며, 야로가는 셰펴드 짝퉁인데
이 녀석 또한 인간 친화력이 끝내준다. 우리를 바라 볼 때 마다

오른쪽에 번쩍 서 있는 귀가 90도 각도로 꺾이면서 왼쪽으로 벌렁 드러눕는다.
순박하게 아래로 쳐진 큰 눈동자와 자존심 죽인 귀하며,

뭐라 한마디만 하면 두 발을 번쩍 들어 올리며 덩치에 맞지 않게

손잡아 달라고 애교를 살살 부린다.

가장 막내 샐리는 달마시안 짝퉁으로 얼렁뚱땅 대강 붙어있는

검은 얼룩 반점만큼이나 수줍음이 많아서 3박 4일 호세네 집에

머무는 동안 한 번도 우리에게 선뜻 다가오지 않고

그저 멀리서만 지그시 바라본다.


신록이 우거지고 개소리 새소리가 조화로운 이곳은 우리의 봄 날씨 처럼
시샘이 많아서 낮에는 햇님이 활짝 웃다가도 어느새 주룩주룩 비가 쏟아지고,
그늘에 있으면 도톰한 겉옷이 필요한 곳이다.

아내도 의사, 큰 딸도 예비 의사인 이 집 식구들, 다이어트와 음식 조절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우리가 머무는 동안 고기 냄새 한번 맡지 못했다.

그러나 정성껏 장만 해준 채식 식사와 과일, 쥬스 등 바쁜 와중에도

우리의 잠자리를 편하게 마련해준 고마운 가족들이다.


호세네 집에서 멀지 않는 푸에르토 바라스(Puerto Varas)는

해수욕장과 만년설산이 함께 둥그렇게 모여 있는 해변 마을이다.

거리 악사의 낭랑한 바이올린 연주와 까만 삼륜차의 예쁜 카페에서

풍겨 나오는 향긋함이 작고 소박한 해수욕장의 낭만을 더해준다.



호세와의 마지막을 비린내가 정겹게 다가오는

안헬모(Angelmo)란 곳으로 향했다. 마치 부산의 자갈치 시장 같은

싱싱한 해산물과 생선, 다양한 요리 등으로 오고가는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고
덤으로 얹어주는 인정과 떠들썩한 발걸음,

살짝살짝 스치는 옷깃으로 재미를 더해주는 곳이다.


칠로에 섬(Isla de Chiloe‘)에 있는 앙쿧(Ancud)으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은
오직 펭귄 보러 간다. 말로만 듣고 TV나 사진으로만 보던 펭귄을 볼 수 있다는 설레임에
아침 일찍 서둘렀다. 버스를 한 시간 타고,

다시 배를 약 30분 타고 또 다시 버스로 약 40분 후에 도착하였다.

가는 날이 장날, 주룩 주룩 쏟아지던 비가 더욱 세차게 뿌린다.

펭귄은 고사하고 걔네들 동네 근처도 못 간다고 한다.

세상에나..저기 저 작은 쪽배가 무슨 용빼는 재주 있다고...

무슨 수로 이 비바람을 헤치고 항해한다는 말인가...

그럼 호세라도 가지 말라고 우릴 말려야 되는 것 아니야...(궁시렁 궁시렁)

정말 짜증 지대로다...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호세 미워이~


이리저리 배회 하면서 바라보는 이 마을이 정말 평화로워 보인다.

작고 아담한 나무집들이 지나가는 나그네들에게 마저 편안함을 준다.

이렇게 비가 자주 오는 지역에 웬 나무집이냐고 물었더니

습기를 예방하고 물도 잘 내려가게끔 나무 문양과 디자인이

잘 되어 있어 전혀 걱정이 없다고 한다.

꿩 대신 닭 집이라고, 펭귄 대신 예쁜 나무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늑함과 고등어 행님 닮은 쫄깃한 생선 구이를 맛보지 못했다면

더더욱 서러웠을 펭귄과의 미팅은 이렇게 허탕치고 말았다.(c c)



2011년 1월 16일, 푸에르토 몬트에서 3시간 걸리는

발디비아(Valdivia)에 밤 늦게 도착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서쪽으로 840km 떨어진 이곳은
1552년 2월 9일, 에스파냐의 정복자

돈 페드로(Don Pedro)에 의해 세워졌다.


19세기에는 독일의 전문직 이주자들로 구성된

투자자들의 원조로 무역과 고급 문화 예술이 꽃피던 곳 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960년 5월 22일 진도 8.5의 지진이 3분간 지속되면서

이 지역의 왼쪽 부분이 다 파괴되어 버렸다.

그 후 독일 이주자들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고, 남아있는 원주민들의

친환경적인 생활과 보존으로 바다늑대(sea wolf)도 강으로 올라오고

세 개의 강(Rio Valdivia, Cruces, Calle Calle)과 바다가 만나는

풍요로운 해산물과 생선 유통으로 칠레인들의 영양을 책임지고,

또한 해변 휴양지로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1955년에 세워진 11만 헥타르에 달하는 거대한

식물원(Botanical Garden)은 내외국인 모두에게 무료입장을

허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토종과 외래종이 한데 어우러져

광활한 녹색의 벌판을 펼친다.

이 지역의 유일한 에스페란티스토이며 보트 제작과 디자인을 대학에서 가르치는
마르코스(Marcos)는 업무상 남쪽 지역

푼타아레스(Pta Ares)로 가고 없었지만, 그의 아내 타티아나와

예쁜 두 딸 파올라, 칼라의 정성스런 배려로 배! 째라 부부는

하루하루 피로의 찌꺼기가 남을 새도 없다.


대문 없는 집들이 죽 늘어선 마르코스의 동네는 이 살벌한 세상에

정말 보기 드문 아름다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나무문도 돌담도 없는 이 평화로운 마을에서 살고 있는 이 지역

주민들 모두가 선하게 보인다.


2011년 1월 19일 발디비아에서 배를 타고 코랄(Corral)을 거쳐
만쎄라(Mancera)를 돌아오는 보트 여행에 나섰다. 동그란 식탁마다

의자3-4개가 놓여있고 점심과 커피, 간식 들이 제공되는

이 짧은 여행 코스에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에스파냐의 침략을 칠레의 원주민들이 단결하여 막아내는 연극을 열띠게

펼치는 이곳 코랄은 바다로부터 건너오는 외적들을 막아내는 요새였다.


실제 퍽퍽 치고 박는 전투 장면에다, 빵빵 터지는 대포소리, 울부짖는

아녀자들의 통곡소리, 온몸을 다 바쳐 열연하는 이들은 오직

자신의 마을 홍보를 위해 기꺼이 노력하는 무료 자원 봉사자들이라고 한다.



우리가 타고 있는 배 보다 10분 먼저 출발한 배가 우리 눈앞에서

기우뚱하면서 바다 속으로 가라앉으려 한다.

뱃머리에 앉아 울부짖는 아이들과 겁을 잔뜩 먹은 어른들 할 것 없이

눈 깜짝할 새에 일어난 배 침몰 사고는 발디비아로 돌아오는 내내

로자의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다.

다행히 바지선이 잽싸게 배의 넘어지는 부분을 지탱해주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작은 배에 무리하게

많은 인원을 태운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마르코스 가족들의 염려 덕택에 무사히 수도 산티아고(Santiago)행

버스에 늦지 않게 탔다. 12시간 정도 걸리는 버스 여행은 이제

식은 죽 먹기보다 쉽게 생각하는 배! 째라 부부도 이번만큼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Cruz del Sur 버스가 겉만 번지르르 했지

발도 뻗기도 힘들고 게다가 저녁도 간식도 생략한 채

야속하게 다음날 아침 빵 1개에 커피 한잔 겨우 준다.


2011년 1월 20일 아침 9시 30분 ,

타로점에 도통하고 요즘은 점성술 공부에 여념이 없는

스페인어 교사이며 에스페란티스토인 리카르도가

검은 곱슬머리 날리며 우리를 맞아 주었다.

우아한 샴 고양이 오시리스가 조용히 반겨준 그의 집은

마치 네팔 무당 친구라도 살고 있는 집처럼

정체모를 향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신비한 인체 댓생 그림들이

벽에 걸려 있고, 여기저기 고양이털이 몽실몽실 떠다니고 있었다.



지하철 Patronato역에 한인 타운이 있다는 말에 얼른 그의 집을 빠져나왔다.
‘인심 좋은 숙이네’ 한국식당에서 비빔밥에 김치찌개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으로 향한다.

1647년 지진으로 무너져 1748년에 재건한

산티아고 성당(Catedral Metropolitiana de Santiago)

앞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춤판, 놀이판이

땡볕아래에서도 아랑곳 않고 펼쳐진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위해 선조들의 흘린 피와

인디오를 상징하는 빨간색, 맑고 깨끗한 하늘을 상징하는 파란색,

그리고 안데스 산맥의 눈을 상징하는 하얀색으로 이루어진

칠레의 국기가 여기저기 펄럭인다.


지하철 라모네다(La Moneda)역에서 가까운 대통령궁은

그 옆에 위치한

중앙문화플라자(Centro Cultural Plaza de La Moneda)와 함께

산티아고 관광의 명소로 꼽힌다. 염소 가죽을 이용한 신발과 모자,
말꼬리를 이용한 귀걸이, 돌을 갈아 만든 보온병,

구리를 이용한 세련된 장식품 등 각 지역의 특산품들만 보아도

칠레가 얼마나 다양한 나라인지 가늠케 한다.

에스페란티스토 이반( Ivan)과 함께 한 중앙시장에서의 식사는

칠레산의 향긋한 백포주가 곁들여진 맛난 점심이었다.


세계 각국의 우표와 엽서를 수집하는 이반은 건강한 여행을 바라는

덕담과 함께 볼리비아로 향한다는 우리에게

볼리비아 직인이 찍힌 엽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한다.

30여 년 간 89개국의 우표와 엽서를 해마다 전시하는 그의 꿈은

오직 하나 칠레에도 풍성한 에스페란토의 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틈만 나면 여자 친구와 연신 쪽쪽 거리는 리카르도와 빈곳만 있으면

얌전하게 엉덩이를 들이대는 고양이 오시리스와의 만남을 뒤로 하고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 중의 하나라는 칠레 북부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San Pedro de Atacama)로 발길을 부지런히 돌려야 한다.
그전에 칼라마에서 잠시 내려 다시 버스를 타야한다.

소금 사막 우유니를 가기 위한 멀고 험한 여정이 우리를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무신경의 극치 배! 째라 부부는 산티아고에서 칼라마를 거쳐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를 가는 것이 더욱 저렴한 방법이라는 사실에

그냥 감격해 헤헤 거린다.


내일 어떤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질 지라도

잠자고 보자는 잠돌이와 잠순이도 내일 우유니를 만난다는

기쁨에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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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세기에 필요한 가치관은?
문화관련글발 | 2010/03/20 22:37
 


문화의 세기에 필요한 가치관은 무엇일까?




 몇년 전에 타계한 피터 드러커(P. Drucker)는 20세기 대중문화의 시대를 거쳐 현대 민주주의가 꽃피는 21세기에는 가치관, 태도, 정보, 자료, 이미지 상상력, 그리고 한 사회가 생산한 각종 상징적 상품을 포함하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 요소가 되는 동시에 권력을 창출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하였다.1)  여기서 가치관이란 “어떤 구체적인 행동양식이나 존재 양식이 그 반대의 행동양식이나 존재 양식보다 개인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한 것이라는 신념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서 이 같은 가치의 개념은 옳은 것이 무엇이고 좋고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상적인 생각(individual's ideal)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도덕적인 내용이 가미되어 있다.”2)


 현대 민주주의가 만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21세기에 바람직한 가치관은 우선적으로 전 지구적(globalization) 사유와 실천하는 세방화(世方化, glocalization) 정신 구현이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인터넷망의 확산, 디지털화에 힘입어 국경이 교환 주체와 교환대상의 흐름을 차단할 수 없어 각국의 상품, 자본, 인력, 기술, 문화, 조직 등의 흐름이 국경을 초월하여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이것은 대내적으로 우리 것만을 추구하고 획일성을 강조하는 문화적 성격에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며, 대외적으로 확장적인 활동을 추구하고 다양성과 전문성을 추구할 경우에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2005년 8월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막을 내린 ‘난타’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 공연으로는 처음 뉴욕에 진출해 1년6개월이라는 장기공연기록을 남겼고 1990년대 후반 국내에선 드물게 공연을 산업으로 인식한 송승환 PMC 대표는 승산이 안 보이는 한국 연극계(Red Ocean)를 넘어 가능성 있는 해외 시장(Blue Ocean)으로 눈을 돌렸다. 10억의 투자로 500억 원이 넘는 문화상품으로서의 대단한 이윤을 획득3)하게 된 것은 바로 전 지구적 사유의 실천과 우리 고유의 리듬을 보편화 시킨 세방화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어 인기를 끈 영화 ‘킬빌’, ‘라스트 사무라이’, ‘스타워즈’같은 헐리우드 대작에 일본의 전통문화, 정신문화, 사무라이적 전통이 자연스럽게 투사된 영화는 일본에 대한 이미지 상승과 일본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전 세계시장으로 소리 없이 펼쳤으며, 전 세계인으로 하여금 일본 문화에 대한 트랜드와 일본 스타일(Japan Style)에 대한 이해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어떠한 정치적·외교적 노력으로도 쉽게 이룩하지 못할 자국의 문화를 영화라는 문화콘텐츠를 이용하여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국의 이미지와 스타일이 전 세계로 홍보되고 있었다.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장 롤프 얀센은 ‘문화를 파는 것이 미래의 키워드’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더 많은 유 ․ 무형의 유산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홍보하고 우리의 스타일을 전 세계시장에 상품으로 내놓고 팔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 사유와 행동실천이 문화예술계 전반에 우선적인 가치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상생(win-win)의 정신을 구현하는 가치관이다.


“시인은 오로지 시만을 생각하고

 경제인은 오로지 경제만을 생각한다면

 이 세상이 낙원이 될 것 같지만

 다만 휴지와 지폐 두 장만 남을 뿐이다.” 


김광규 시인의 “생각의 사이”의 원문에서 수정을 가한 내용처럼 오직 땀 흘려 일해도 돌아오는 것은 빈손이 아닌 모두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문화감성 코드를 활용한 전략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고유의 공동체 이념에 뿌리를 둔 ‘더불어 사는 삶 과 더불어 느끼는 행복’이라는 가치관이다. 문화적 콘텐츠가 감성을 표현하는 도구라면 문화적 코드는 우리가 감성에 치우치는 현상 자체4)임을 감안하여 콘텐츠라는 열매에 집착하기 전에 코드라는 뿌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상생의 정신이 필요하다. 문화예술 생산자와 소비자가 별개라는 인식을 지워버리고 우리 모두가 우리문화의 생산자이며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너와 나 모두가 문화적 주체들이고 객체임을 보여줌으로써, 불씨만 피워준다면 자발적이고 역동적인 열정을 뿜어내는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적 코드를 이용한 문화예술이 모두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휴머니즘이다. 낡은 철학 사조인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이 인간이기를, 인간다움을 추구하여야 할 영원한 과제이다. 이미 서구 산업사회에 있어서도 인간성 회복 운동으로 물질주의 풍조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하나의 문화의식으로 형성되어가고 있다.5) 인간을 비인간화 하려는 일체의 세력에 저항하고 대항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휴머니즘의 정신이다.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고 기술이 진보하는 세상에서 이 모두가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식, 정보, 기술이 아니 되어선 절대 안 된다. 문화가 상품으로 인식되면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돈만 된다면 어떠한 소재도 차용을 함으로써 인간성이 문화상품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공전의 히트를 누리고 있는 예술작품들이 하나같이 밑바탕에는 인간애라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보편적인 소중한 주제를 깔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 세계가 언어가 다르고 풍습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 해도 전 지구적인 공통의 코드는 ‘인간애’이다. 우리는 브레히트의 표현대로 나쁜 새 시대에서 출발하며 모두들 상업 문화 내에 살고 있음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임을 인정해야한다. 그러므로 인간애는 시대를 초월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최고의 소재로서 지구촌 곳곳을 잠식할 수 있는 문화적 공통 코드로 영원한 창조성의 원천이 될 것이다.


 인간의 바람직한 삶의 태도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느냐 하는 명제에 대한 대답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명제에 대한 해답은 그 사람이 어떠한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가치관은 개인의 태도나 지각, 성격, 동기부여를 위한 기초를 제공하기 때문에 인간관계 연구에 있어서 그 중요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가 보장되는 현대 민주주의에 있어서 개개인의 가치관속에 세계가 내 이웃이고 한 가족이라는 인간애가 보편적인 요소로 뿌리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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