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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9   서른두번째마당-정열의 나라 스페인, 갈라파가르, 엘에스코리알, 아빌라 편
2010/11/18   스물일곱번째 마당- 정열의 나라 스페인(바르셀로나, 사바델 편) (2)


서른두번째마당-정열의 나라 스페인, 갈라파가르, 엘에스코리알, 아빌라 편
여행 | 2010/12/09 03:37

서른 두 번째 마당-정열의 나라 스페인

갈라파가르, 엘에스코리알, 아빌라편 10/21-10/23)



우리나라 남산에서 돌멩이를 던지면 김, 이, 박씨가 맞는다면

스페인에서는 마누엘, 조안, 페드로가 맞는다고 한다.

4명의 에스페란티스토가 우리 부부 마중을 나왔다.

그 중 세 명이 마누엘이란다. 마누엘1, 2, 3으로 불러도

쉽게 구분이 안가서 그냥 얼렁뚱땅 넘어간다.

마드리드에서 북서쪽으로 30km 떨어진

갈라파가르(Galapagar)에 살고 있는 마누엘이

페드로 집에서 나오면, 자신의 집에서 함께 지내자고 한다.

심리학교수인 마누엘은 동글동글한 인상과

천진한 웃음으로 사람 좋은 모습을 간직한 에스페란티스토이다.

오늘부터 안락하고 포근한 잠자리에서

숙면을 취할 것 같아 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마드리드 페드로 집에서 8명이 복작거리면서,

우리 부부는 응접실 쇼파와 침낭을 벗 삼아 자느라

5박 6일 동안 등과 허리가 좀 고생했었다.

명색이 교수님댁인데...얼마나 좋을까...

Moncloa역에서 버스로 30분 만에 도착한

마누엘의 아파트는 잘 가꾸어진 정원과 오솔길이 산뜻한 곳이었다.

겉에서 보기만 해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같아서 신난다.

화려한 아파트 입구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마누엘의 집은 5층이지만 3층에서 내려야 한 대요,

고장이 나서 꼭대기 층에 있는 그의 집까지는 못 간대요.

어째...예감이 영~ 심상치가 않다...

낑낑 배낭 메고 도착한 마누엘의 집은

상상 이상으로 소박하고 좁았다.

아내와 둘 만이 살기 때문에 큰 방도, 주방도,

널따란 거실도 전혀 필요 없다고 한다.

침실도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옥탑아래 오직 한 개 뿐.

에잉~ 그럼, 우린 어디서 자요?

거실 쇼파와 바닥에 침낭 깔고 자면 되죠...

걱정도 팔자라는 듯, 명랑 발랄하게 대답해 주는

마누엘의 표정이 천진난만하다.

아니, 교수님댁이 왜 이리 좁고, 초라해...

하기야 이십 여 년은 메고 다녔다는 손때가 묵은

가방을 보고 짐작 했어야 했다.

교수님이란 분이 생전 처음 보는 우리 부부

마중 나오느라 긴긴 시간 역전에서 발 동동 기다려주고,

페드로네 집 까지, 야밤에 전철로, 도보로 데려다 주기도 하고...

이미 권위의식과 체통(?) 같은 것은 스페인의 박물관에나

쳐 박혀 있는 구시대의 산물인지...

우리나라에서는 목에 기브스 하고 댕기는

하잘난 교수님들이 흔해서인지,

마누엘의 사고방식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온다.

마누엘과 그의 아내 코랄이 추천하는 갈라파가르에서

멀지 않은 고장 엘에스코리알(El Escorial)을 다녀왔다.

마치 스페인판 자금성을 보듯, 사각이 반듯하고 널따란 성에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가 없다.

왕궁(SAN LORENZO D EL ESCORIAL) 옆으로 조성된

키 작은 정원수들과 연못이 없었다면

오직 돌멩이들만 허용되는 나라에 온 것 같다.

권력다툼으로 자객들이 침입과 살해위협에

숨을 수 있는 곳을 전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갖가지 돌을 사람의 손으로 기기묘묘 아름답게 장식하고,

표현했던 다른 지역 왕궁과 교회에 비하면 거의

사각형의 돌과 건물만이 장대하게 남아 있다.

돌 바닥을 운동장 삼아 뛰어 노는 아이들이

없었다면 삭막한 돌 기운으로 맥 빠질 뻔한 곳이었다.

실망감을 안고 서둘러 이웃 고장 아빌라(Avila)로 향했다.

세계 여행 고수들이 하는 말

'큰 기대는 큰 실망과 동기동창'이란

금언을 품고 아빌라에 도착했다.

기대이상으로 멋진 성벽이 빙 둘러쳐져 있는 이곳은

여기저기 소문 듣고 찾아 온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기념촬영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최소 정원 10명을 채우지 못해 꼬마 열차를 타고

성벽 전체를 유람하는 기회는 놓쳤지만 걸어서 1시간이면

성곽을 타고 전체를 볼 수 있는 이곳은 기대이상의

경관을 보여주었다.

푸르른 초록이 숨 쉬는 신선한 곳은 아니었지만

아빌라는 부드러운 성곽과 조화롭게 조성된 도로가

신비한 석양과 어울려 신비한 광채를 내 뿜으며

스페인의 새로운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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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번째 마당- 정열의 나라 스페인(바르셀로나, 사바델 편)
여행 | 2010/11/18 22:32

스물일곱번째 마당- 정열의 나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바델 편 9/26-10/2)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라는 표어가

대한민국을 달구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탈리아 찌비타베키아(CIVITAVECCHIA) 항구에서

크루즈로마(CRUISE ROMA)를 밤 세워 타고

출렁출렁 약 20시간 만에 도착한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그야말로 이 문구를 가장 적합하게 인용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바로 요렇게...

‘잘 키운 가우디(Antoni Gaudi, 건축가, 1852-1926) 하나

열 파리, 뉴욕, 런던... 안 부럽다.’라고...

거리마다 벌떼처럼 쏟아져 나오는 관광객들이

바로 가우디의 작품을 보기 위해 이곳 까지

왕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미 오래 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스페인의 이단아 내지는 시한폭탄인 카탈루냐 지방은

그의 고향이며 가우디의 건축물에 영감을 불어놓은 곳이다.

주물제작자인 선대의 재능을 물려 받은 가우디

건축의 핵심은 신과 자연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사람들이 직선의 효용성에 빠져 있을 때 가우디는

구름과 미역과 옥수수 등 우리 주변 생활 환경지에서

만나는, 별것 아닌 미물이라 여기는 것에서

곡선의 자연스런 미를 발견 한다.

1895년 바르셀로나 신도시 계획 당시 세워진

고가의 연립 주택 카사밀라(Casa Mila)는

난무하는 혹평 속에 분양에 실패하여

빚 덩이에 앉는 수모를 겪었다.

흘러가는 구름과 파도의 보살핌으로 영글어진

미역의 천부적인 곡선미를 차용한 이 카사밀라는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로서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대박 노다지가 되어 대대손손 부와 명성을

가져다주는 약수터가 되었다.

옥수수에서 영감을 얻어 1926년에 건축을 시작한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계적인

명물로서 전 세계인의 후원과 관심 속에

오늘도 조금씩 하늘 향해 나아가고 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가 열차에 치어 운명을 달리한

비운의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지하에 묻혀

온 몸을 떠받치며 이 성당의 완성을

사후 세계에서조차 발원하고 있는 것 같다.

이태리에서 스페인까지 크루즈를 이용하는 외국 관광객들은

저가 항공요금 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승선한다고 한다.

우리의 방 같은 캐빈 이용료가 270유로로

만만치 않은 가격에 비해, 거의 30도 정도를 젖힐 수 있는

좌석 이용료는 한 사람이 65유로로 저렴한 편이다.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면 비교적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지중해를 벗 삼아 바르셀로나로 입항할 수 있다.

승객들 대부분이 자동차와 함께 승선해서 그런지

다행히도 100여개의 좌석이 거의 텅 비어있다.

한 사람이 좌석 3-4개 걸쳐서 침대처럼 이용하면

큰 불편 없이 20시간 정도야 꿀잠 자며 갈 수 있다.

여행의 고수들이 들어오자마자 여기 저기 좌석을 포진하고

안락한 20시간을 위해 자신의 보금자리를 꾸민다.

형상 자체가 이미 여행 고수 포스인 프랑스 청년은

잠자리 준비가 끝나자, 자기 머리통 만한 빵 한 덩어리,

쥬스 1리터를 잽싸게 먹어 치우더니, 겨드랑이 들썩이며

몸 단장을 시작한다. 자기 딴에는 열심히 닦느라고 하는데

움직거릴 때 마다 시금털털한 냄새가 정말 죽여준다.

얌전히 빨아다 널은 양말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통 모를 지경이다.

달인답게 일찍 먹고, 씻고, 눕자마자

코를 드르렁 거리는데, 파리 한 마리 왕래조차 힘든

가느다란 그 입술 사이로 삐져나오는

시큼한 치즈 냄새에 저녁도 챙겨 먹지 못한

배! 째라 부부의 입맛을 잃게 한다.

로자가 서양의 노린내라는 놈을 심혈을 기울여(?) 추적해 보니

바로 다종다양한 치즈 냄새와 올리브였다.

시금털털 한 것부터 짭짤, 달콤하고, 무미건조 한 것 등

우리나라 각 지방마다 각기 다른 김치 양념이 존재 하듯

서양인들에게 있어서 치즈는 굉장히 중요한 양념이면서

기본적인 발효 음식이었다.

또한 올리브는 우리가 오이 짠지 챙겨 먹듯이,

거의 매일 이들 식탁을 오르내리는 단골손님이었다.

이 올리브란 놈의 냄새가 처음에는 누가 몰래

골목길에 쉬야를 지려 놓은 바로

그 역겨우면서도 속이 뒤집히는 냄새였다.

처음 호주 방문 했을 때 비위가 울렁거리는 이 냄새 땜에

입도 되지 못했던 그 올리브란 놈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에서

이젠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으로 바뀌었으니...

벌써 여행 7개월째 너무도 많은 것들이

안팎에서 바뀌고 변하고 있었다.

밥 대신 먹는 빵으로 얼굴은 나날이 빵순이가 되어가고,

빵빵 터지는 방귀냄새에서 조차 시금털털 치즈 냄새가 나니,

이미 껍데기는 서양인으로 한 몫하고 있는 것이다.

아! 겉 다르고 속 다르게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여...

타일 모자이크 장식 도마뱀(도룡뇽)과 인체 공학적인 벤취가

상징인 가우디 건축의 또 다른 역작 구엘공원은

전통의 재창조의 극치를 보여준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처럼

가우디의 상징인 타일 모자이크 장식 기법은

마드리드 PRADO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17세기 필립 2세의 Table top에서 엿 볼 수 있었다.

이미 고대 로마 장식에서도 사용했다는

자개 모자이크 장식 기법이 가우디의 천재적인

손끝에서 재창조되어, 스페인의 독점적인 문양으로,

21세기 세련미의 상징으로, 근현대 조각의 신기원을 이룩해냈다.

무명 예술가들의 아이디어가 꽃피는 람블라(Rambla) 거리에서

샹그리아 한 잔(거의 1000ml 량)에 헤롱거리는 배! 째라 부부는

그 누가 샹그리아를 술이 아니고 음료수라고 소개 했는지를 원망하며

천근만근 다리를 질질 끌고 사바델로 향한다.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진 사바델(Sabadell)에서

에스페란티스토 산티(Sant), 올가(Olga)부부가

우리를 기꺼이 맞아준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받았다.

전기공사에서 근 30여년 장기근속하고 있는 산티는

이름과는 다르게 싼티가 전혀 나지 않는

부티 나는 외모를 가진 늦깎이 새 신랑이다.

러시아 출신의 어린 신부 올가랑 알콩달콩 신혼을

즐기고 있는 산티는 요리가 취미라며, 짬만 나면 세계 각국의

진미 도전에 시간을 보낸다. 나날이 늘어가는

허리 사이즈 걱정도 심각하게 하면서...

우릴 위해 만든 쌀국수와 닭 무침 요리는

절로 군침이 돌게 만드는 향긋한 냄새 때문에

더 잊을 수 없는 황홀한 성찬이었다.

속된 말로 가우디가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린다면

이곳 사바델은 카탈루냐의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진 사람들이

스페인 도움 없이 서 보겠다며 밤낮으로 일하며

잘 먹고 살고 있는 곳 같았다.

내 집처럼 편안히 지내라며 건네주는 산티의 집 열쇠를

감사히 받으며 그들의 삶을 강인하게 지탱해나가는

카탈루냐의 정체성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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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2010/11/22 16:02 L R X
화이팅하세요!!!
빛이나는사람 2010/11/24 20:24 L R X
선생님~ 두분사진 많이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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