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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째라 부부 인생2막 이야기
여행 |
2010/05/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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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째마당(5/19- 태즈매나아주 릴리데일 요하노의 집에서)
호주 우프 두 번째 체험은 태즈매나아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런세스턴에서 약 20km떨어진 릴리데일 체리탑에서 시작되었다. 집 주인 자신의 손으로 직접 건축한 첫 건물의 지붕이 체리처럼 빨간색을 띠고 있어서 체리동산이란 예쁜 이름을 지었단다.
이 체리탑에서 5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약 2주간 우리랑 동거를 하게 되는 우프 호스트는 에스페란티스토인 요하노(호주식 이름 존)와 그의 아내 레슬리,딸 재스민이다.
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런세스턴 중심가에서 만난 수많은 고도비만의
남녀들과 달리 요하노는 금발의 긴 머리 질끈 동여맨 청바지 차림의 건강하고 단단한 40대 초중반처럼 보였다. 그의 아내 레슬리는 롱 팔과 롱 다리의 마른 체구와 화장기 하나 없는 수수한 얼굴이 호주 가을하늘만큼이나 순박해 보였다.
현재 15살(한국나이 17살, 고1)이라는 재스민은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성숙한 숙녀 같았고 방과 후 제과점에서 일도 하고 기타 치며 노래도 즐기는 긴 생머리의 고등학생이다.

숫고양이 탑탑이는 사람이면 무조건 반가운지 처음 보는 우리에게도
애교를 부리고,
눈에 확 들어오는 인디언 참호 같은 하얀 장막이 흐릿한 불빛 속에 거대한 장식물처럼 보인다.
어둠속에서 바라다 본 요하노의 보금자리는 전원의 향기와 여유가 모락모락 피어날 곳만 같았다.

처음 만나는 두 남자의 에스페란토 대화가 시작되었다.
아~ 누가 남자의 수다는 무죄라고 했던가...
마치 에스페란토 대화가 목마르게 그립기라도 했던 듯, 그동안 자신의
에스페란토가 녹이 슬지 않았는지를 시험이라도 하듯...
꽁지머리 아저씨의 에스페란토 수다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도대체, 카라에게 말 할 기회를 안준다.
보아하니 엄청 대화가 고팠는지...
아니면, 에스페란티스토가 그리웠는지...
자신의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잘도잘도 털어놓는다.
누가 물어보기라도 했나?
요하노의 집으로 오는 동안 이미 가족들의 신상과 체리탑의 역사는 다 들었는데...
아무래도...내 생각에는
니끼한 잉글리쉬보다는 깔끔한 에스페란토가 오늘은 더욱 그의 입맛에 맞는가보다.
사실
영어 듣기에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는 내게도 에스페란토의 또랑또랑한 귀동냥은 버터 먹어 니글니글 해진 속을 신 김치 손으로 주욱주욱 찢어
흰밥에 얹어먹는 바로 그 속시원 함이다.(아~ 정말 침이 돌돌거린다.)
거기에다가 호주식 영어라는 특별한 발음이 정말 골 때리는데...
첨엔 이웃집 아저씨가 우리를 볼 때마다
‘게닥’ ‘게닥’ 하길래
왜 자꾸 아침마다 게닥을 찾나? 날이 궂어서 비 피하기 좋은 일본식 게다짝 신발이 라도 필요한가하고 나름 생각했다.
근데, 그것은 굿데이(good day)를 숨 넘어가듯 외치다보니 게닥처럼 들리는 것이었다.
영국식 영어의 영향이냐고 물어보아도
그것도 아니 라네...존심 상했는지...영국과는 아주 많이 다르데요.
오히려 옆 동네 뉴질랜드 영어가 더 죽여준대요.
원, 투, 쓰리........파이브, 썩스... 뉴질랜드 가면 숫자 ‘6’을 주의 깊게 들으래요.
얼핏 들으면 뭐가 썩었다는 것인지, 섹스가 어떻다는 것인지, 황당해진대요...
옛날 어느 나라 안주인께서
외국 여행 출국 카드 작성 시 본인의 영어 실력 자랑하고 싶어서
비서가 쓰겠다는 걸 굳이 거절하고 몸소 휘갈겼대요.
문제는 바로 Sex 부분...(남, 여 성별구분용)
수줍은 듯, 자랑스러운 듯...
하루 3번이라고 당당하게 새겨 넣었대요.
그런 그녀는 영화 ‘ok목장의 결투’도
꼭 ‘야 목장의 결투’라고 읽는대요.
지금은 독수리학교 옆 동네서 바깥양반과 함께 배! 째라며 입에 침 대신
개 거품 물고 살고 있대요.....
어슴푸레한 불빛아래서 전원의 향기를 듬뿍 담은 요하노의 집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우리 그저 아연실색....
한편으로는 궁상맞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대단하기도 하고
암튼 잘사는 사람들이 더 지독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너무 겉치레에 젖어 사는 것인지.
한마디로 말하면
모든 살림살이며, 체리동산에 설치된 시설물이며, 세련되게 장식되어 있는 아기자기 사연이 깃들어 있음직한 것들이 다 중고품이란다.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새 것은 없다.(레슬리와 재스민은 제외)
심지어는 숫고양이 탑탑이 조차도 전 주인이 덤으로 남겨주고 간 것이고.
재활용 물품을 내다파는 곳을 교회 들리듯 매주 일요일에 가는 요하노는 거기서 모든 필요물품들을 조달하고, 개보수하고, 새롭게 탄생시키고 있었다.
손재주도 여간이 아니어서
그의 뭉툭한 손에만 들어가면 시름시름 생명을 다 해가는 썩다리 나무조차도 환생의 기쁨을 누린다. 과일 저장고의 견고한 뚜껑으로, 식탁위의 냄비 받침대로,
고목나무 아래의 멋들어진 야외 무대 장식물로 새 생명을 얻는다.

광활한 초록의 아름다운 체리동산이 만들어지기까지
그의 손길이 얼마나 수고로웠는지 짐작이 간다. 언제나 뚝딱거리고, 쉼 없이 일하고 창작해나가는 그의 노력과 줄기찬 노동으로 이런 아름다운 동산이 만들어진 것이다.
교육학 전공인 그는 가족들을 위한 자연체험학습장을 친환경적으로 만들고 죄 없는 가축들의 살생을 막고 소와 돼지와 닭들과 더불어 살아나가야 할 필요성을 알리고 실천하는 채식주의자이다.
신념에 찬 자연친화적인 생활은 이미 우리 부부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고 있었다.
한 두 가지의 간소한 채식 식사와 가능하면 자급자족의 생활, 검소한 생활태도와 근면 성실한 자세 등등
그런데...
너무 간소해서
배! 째라 부부는 매일 기아체험 중...
빵 한 조각, 야채 두 서넛, 커피 한 잔으로 대신하는 조촐한 식사
몸 속의 독소를 빼는 중인지....
움직거릴 때 마다 쏟아지는 방귀세례와 맞물려
나날이 건강해지고 있음을 냄새로 가늠 중...
고픈 배를 움켜잡고....
배! 째라 부부, 개척정신 충만한 이 부부에게
응원의 박수를 마구마구 보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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